풀잎
풀잎은
퍽도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어요.
우리가
‘풀잎’하고 그를
부를 때는,
우리들의
입 속에서는
푸른 휘파람 소리가
나거든요.
바람이
부는 날의
풀잎들은 왜 저리
몸을 흔들까요.
소나기가
오는 날의 풀잎들은
왜 저리 또 몸을
통통거릴까요.
그러나 풀잎은
퍽도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어요.
우리가
‘풀잎’, ‘풀잎’하고
자꾸 부르면,
우리의
몸과 맘도
어느 덧
푸른 풀잎이
돼 버리거든요.
-박성룡 시인-
(1932-2002)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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