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지붕
어머니는
지붕에
호박과 무를
썰어 말렸다
고추와
콩꼬투리를
널어 말렸다
지붕은
태양과
떠도는 바람이
배불리
먹고 가는
밥상이었다
저녁에
사다리를 타고
올라간
초승달과
서쪽에 뜨는
첫 별이 먹고
나면
어머니는
그것들을
거두어들였다
날씨가
맑은 사나흘
태양과 떠도는
바람
초승달과 첫 별을
다 먹이고
나서
성자의
마른 영혼처럼
알맞게
마르면
어머니는
그것들을
반찬으로 만들었다
우리들
생의 반찬으로!
-글/이준관 시인-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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