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에서
-나희덕-
길을
잃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리라
터덜거리며
걸어간 길 끝에
멀리서 밝혀오는
불빛의 따뜻함을
막무가내의
어둠속에서
누군가
맞잡을 손이
있다는 것이
인간에 대한
얼마나
새로운 발견인지
산속에서
밤을 맞아본
사람은 알리라
그 산에 갇힌
작은 지붕들이
거대한 산줄기보다
얼마나 큰 힘으로
어깨를 감싸주는지
먼 곳의 불빛은
나그네를
쉬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걸어갈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을
나희덕 시집 :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중에서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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