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먹었느냐
사람에게 이처럼
따뜻한 말 또
있는가

밥에도
온기와 냉기가
있다는

밥은
먹었느냐 라는
말에 얼음장
풀리는
소리

팍팍한 영혼에
끓어 넘치는
흰 밥물처럼
퍼지는
훈기

배곯아
굶어죽는
사람들이 이 세상
어느 죽음보다도
가장 서럽고
처절하다는


어릴 때
밥 굶어 하늘 노랗게
가물거릴 때
알았다

오만한 권력과
완장 같은 명예도
아니고

오직
누군가의
단 한 끼 따뜻한
밥 같은 사람
되어야
한다는

무엇보다
이 지상에서  가장
극악무도한
것은

인두겁 쓴
강자가 약자의
밥그릇 무참히
빼앗아 먹는
것이다

먹기 위해
사는 것과
살기 위해
먹는 것은
둘 다
옳다

목숨들에게
가장 신성한 의식인
밥 먹기에 대해
누가 이렇다 할
운을 뗄
것인가

공원 한 귀퉁이,
우두커니 앉아있는
이에게도

연못가 거닐다
생각난 듯 솟구치는
청둥오리에게도

문득
새까만 눈 마주친
다람쥐에게도
나는 묻는다

오늘
밥들은 먹었느냐

-글/신지혜-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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