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창가에서

새벽 창가에서

하늘
그 푸른 둘레에

조용히
집을 짓고 살자
했지

귤빛 새벽이
어둠을 헹구고
눈을 뜨는
연못가

순결은
빛이라 이르시던
당신의
목소리

바람 속이 찬데
저만치 손 흔들며
앞서 가는
세월

나의
창문엔 때로
어둠이 내렸는데

화려한
꽃밭에는
비도 내렸는데

못가엔 늘
꿈을 심고 살자
했지

백합화
촛불 들고 가는
새벽길에
기도를
뿌리면

돌을
던질 수 없는
침묵의 깊은 바다
내 마음에
태양이
뜬다

꽃들이
설레이며
웃고 있는 밭
사이

창은 하늘을
마시고

내가
작아지는
당신의 길

새벽은
동그란 연못

-글/이해인-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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