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할 이유
당신은 밤을 통해
우리에게 꿈을 꾸도록 하십니다
밤이 아니면 볼 수 없는
은하의 흐름에 배를 띄우고
달을 맞는 싱그러운 꿈을
가지도록 말입니다
은하에서 길어 온
풀잎 하나 하나에까지
온 세상 흩뿌려 맺힌 이슬로
아침 햇살은 더욱 찬란하게 빛을 발하고
아이의 고운 보조개가 패이며
커튼을 젖히는
내 이마에 와 부딪는 건강한 하루가
가벼운 발걸음을 시작하게 합니다
당신이 손수 빚어 만드신 세상이기에
공평하신 당신의 호흡은
미치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누가 씨앗을 뿌려도 생명의 대를 잇게 하는
바로 그 신비한 진리는
우리의 가슴에 새로운 씨앗이 되어
움을 트게 합니다
젊은 여름 날
철없이 나대는 발길 앞에서
당신은 김을 매십니다
돌멩이를 집어내십니다
그리고 조용히 물꼬를 대어
당신이 바라는 형상을 빚을 수 있게
가슴을 촉촉이 적셔 주십니다
이제 우리의 모습이 영글어 지고
바램의 결실로 매듭지어질 때
당신의 공의는 낫을 대십니다
가라지는 골라 불에 던지십니다
알곡이 된 성숙한 삶은
당신의 품안에 거두십니다
한 톨 한 톨
다시 씨앗이 되는 기쁨을
우리게 내리시는 당신의 섭리를
노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노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문인귀 시인-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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