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꽃
꽃들은
얼굴을 마주볼 때
아름답다
술패랭이꽃이 핀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아내의 얼굴에
핀 기미꽃을 본다
햇볕의
직사포를
피하기 위해
푹 눌러쓴
모자에도 아랑곳없이
자꾸 얼굴에 번져가는
아내의 꽃,
사시사철
햇볕이 없을 수 없듯
피할 수 없이
아내의 얼굴엔
피어난 꽃이 늘어간다
아내는
몸 꼭대기에
꽃밭을 이고
다니는 것이다
기미꽃,
죽은깨꽃,
주름꽃
다양한
아내의 꽃밭에서
그래도 볼 위에
살짝 얹어진 웃음꽃이
가끔씩 위안으로 피어난다
술패랭이꽃들이
몸을 부비는
산책로를 걸으며
나는 아내의
손바닥에 글씨를 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이
항상 내 곁에 있다고
-글/김경진-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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