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봄비
순천 웃장
파장 무렵
봄비 내렸습니다.
우산 들고
싼거리 하러 간
아내 따라 갔는데
파장 바닥
한 바퀴 휘돌아
생선 오천원 조갯살 오천원
도사리 배추 천원
장짐 내게 들리고
뒤따라오던 아내
앞서 가다보니
따라오지 않습니다
시장 벗어나
버스 정류장 지나쳐
길가에 쭈그리고 앉아
비닐 조각 뒤집어 쓴
할머니
몇 걸음 지나쳐서
돌아보고 서 있던
아내
손짓해
나를 부릅니다
냉이 감자
한 바구니씩
이천 원에 떨이미
해가시오
아줌씨
할머니
전부 담아주세요
빗방울 맺힌 냉이가
너무 싱그러운데
봄비 값까지 이천 원이면
너무 싸네요
마다하는
할머니 손에
삼천원 꼭꼭 쥐어주는
아내
횡단보도 건너와
돌아보았더니
꾸부정한 허리로
할머니
아직도
아내를 바라보고
서있습니다
꽃 피겠습니다
-글/김해화 노동자 시인-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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