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조율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매일 변하고 있고
늘 뻔하고 같아 보이는
당신과 나의 삶도 실은
종종 감당키 힘들다 느낄만큼
낯설고 복잡하다.
이런 환경에서 밥을 벌고
아이를 키워야 하며 여러 이웃과도
사이 좋게 잘 지내야 하니
지친 우리의 마음은
무거운 겉옷을 벗어던지고 좀처럼
편히 쉬거나 누울 여유가 없다.
그런 마음의 힘겨움은
어른들 뿐만이 아니다.
최근 초등학생 사이에서
습관적으로 자신의 몸에
상처를 낸 뒤 이것을 SNS에 올려
자랑하는 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한다.
한창 미래의 자신을 꿈꾸고
그 모습을 그려가야 할 나이의
어린이들이 되려 현실 속 자신의
모습을 지워가면서 그것을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까지 한다니
너무 가슴 아픈 이야기다.
아이들이 마저 자라지 않은
자신의 손과 팔 다리에 상처를
내는 일은 대개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우린 사실
그 이유에 대해서도 잘 안다.
한때, 환청이나 환시에 시달리며 과대
망상 증상을 보였던 사람들을 우리는
‘정신분열증’ 환자라고 불렀다.
그리고 그들 가운데 돌발행동을 하는
일부 환자들은 사회의 안전을 명분으로
법을 동원해 인권의 사각지대에
감금시키거나 격리했다.
그로인해 오랫동안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숫자가 적지 않다고 한다.
언론의 책임도 크다 의외로 정신 질환자
들이 정상인들로부터 피해를 입는 사례가
더 많은데 일부 가해 사건만을 부풀려
보도하면서 사회적으로 위험하다는 인식
을 갖게 만들었다. 그런 인식 때문에
우리 스스로도 마음의 줄이 느슨해지거
나 흐트러져도 치료받을 용기를 내지
못하며 끝내 치료의 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행여 내 가족이나 친구와 이웃들이
나의 문제 때문에 나를 두려워하거나
꺼려할까 염려하기 때문이다. 정말 역설
적인 일이다. ‘조현병’과 ‘정신질환’에
대한 우리의 편견이 정작 우리의 마음이
흐트러졌을 때, 그래서 이웃의 관심과
도움이 절실할 때 되려 우리를 겨누는
날카로운 칼날이 되고 있는 것이다.
통계에 의하면 나라와 인종에 상관 없이
우리 가운데 1%에 해당되는 사람들은
평생에 한 번은 ‘조현병’을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희귀 질환이라고
부르기도 어렵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우리의 안전을 내세워 조현병 환자의
고통을 외면했을 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혀왔다.
그러나 점차 우리 사회에
인권의식이 자리를 잡으면서
2011년에 이 질환은 조율이
흐트러진 현악기의 줄에 병의 증상을
빗대어서 ‘조현병( 調絃病)’으로 바뀌게
된다.아무래도 ‘정신분열증’이란 말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환자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 때문이었다.
‘정신줄 놓지말라!’는 말이
있기도 했지만 흐트러진 생각과
흐트러진 마음의 줄을 느슨해진
현악기의 줄에 비유한 것은 너무나
적절한 표현이다.
만일 오래도록 음계가 너무나
안정적이었던 내게서 갑자기
엉뚱한 소리가 나오고 이상한
연주음이 흘러나온다면 우리는 언제든
그 늘어진 현들을 팽팽하게 바로 잡아줘
야 한다. 내가 할 수 없다면 반드시 전문
가의 도움이 필요한 일이다.
나의 의사 나 의지와 상관 없이
격리되고 감금되는일은
생각만 해도 너무 끔찍한 일이다.
그리고 최근에 이루어진 많은 연구 결과
를 보아도 격리와 감금은 병의 증상을 더
악화시킬 뿐 치료 효과가 크지 않다고
한다. 오히려 조기에 발견하여 전문가와
상담을 거쳐 약물치료를 병행하면 일반
인처럼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생각하는 것이지만 이제 우린
‘조현병’이나 ‘정신질환’에 대한 기존의
편견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가족과 이웃 가운데 관련된
어려움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좀더 관심을 표하고 따뜻한 시선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 당신과 내가 아플
때, 우리 마음의 흐트러진 줄이 엉뚱한
소리를 낼 때 가족과 이웃에게 손을 내밀어
긴급히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에 뉴욕에서 볼 수 있었던 한국 영화
<신과 함께 2>엔 이런 대사가 나온다.
“세상에 나쁜 사람은 없어.
그저 나쁜상황만 있는 거야!”
문득, 마음의 병에 찌들어 사는 우리들
과 초등학생들 그리고 수험생들과 취준
생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과연 무엇이,
어떤 상황이 우릴 이렇게 힘들게 하고
있는가 생각하게 됐다.여러분들의 생각
이 궁금한 저녁이다. 그리고 묻고 싶다.
“여러분, 마음의 줄은 안녕하십니까?”
-글/김감독 DP-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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