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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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20주년 되는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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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저에게 놀라운 제안 하나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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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세상 최고로 멋진 여자와 데이트 할 기회를 드릴게요. 단, 저와 지켜야 할 약속 몇 가지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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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뜻밖의 제안에 놀란 나에게 아내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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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어떤 일이 있어도 밤 10시 전에는
데이트를 끝내선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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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식사할 때 그녀의 이야기를
단 한 마디도 놓쳐선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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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극장에서 그녀의 손을
꼭 잡아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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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몇 가지 당부를 들은 나는 설렘을 안고
데이트 장소로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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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데이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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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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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꽃단장하고 나오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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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우리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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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미모의 다른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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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하!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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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타이를 고쳐 매며 기다리던 중, 저만치서 우아한 검정 원피스를 입고,
곱게 화장을 한 여인 한 명이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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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네가 웬일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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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여기 어쩐 일이세요?
.”
당황하면서도 어리둥절했던 우리 모자는
금새 아내의 마음을 알아채고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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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돌아가시고 혼자되신 지 10년이나 된 어머니를 위해
아내가 준비한 놀라운 이벤트였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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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저녁, 나는 아내와의 약속을 성실히 지켰습니다.
식사시간 내내 어머니는 종달새처럼 즐겁게 이야기 하셨고,
영화를 보는 내내 어머니의 손을 잡아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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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10시가 훌쩍 넘은 시간 어머니 집 앞에 모셔다드리고
돌아서는데 어머니께서 말씀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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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야, 오늘 밤은 내 결혼식 날 빼고, 칠십 평생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단다. 가서 꼭 전해줘라~ 정말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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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하루 /해밀우체통-
좋은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