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새재 

내 고향 새재 

산산이 굽이굽이
물결치는 골짜기
바람도 쉬어가는
하늘 아래 첫 동네

겨우내 함박눈이
무릎까지 내리고
이듬해 춘삼월에
꽃잎 터지는 마을

안채 아랫목에는
할아버지 시조
읊는 소리

부엌 가마솥에는
아비의 쇠죽 끊이는 소리

할머니는 툇마루에서
구멍 난 양말 꿰매시고

어머니의 도마 위에는
밀가루 반죽에 홍두깨

이른 새벽마다 굴뚝에는
흰 연기 피어오르고

꽁보리 도시락에
큰고개 새재 넘어
초등학교 가던 곳

가난한 산골이라
여름에는 텃밭에 나가
일손 거들고

겨울에는 동생과
지게질로 참나무
등걸 메고 내리던 곳

고샅길서 동무들과
해지는 줄도 모르고

숨바꼭질에
자치기랑
비석 치기 하다가는

저녁밥 먹으라는
어머니 목소리 들려오면 

쑥 모깃불 피워놓은
마당 가운데 멍석 위나

툇마루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저녁 먹던 생각들

마을 사이를 흐르는
냇가에서 중태기며
참붕어 가재 잡아서
저녁 찬거리에
보태곤 하던 시절

아버지 막걸리
심부름은 싫었어도
도랫말길에 흘리며
맛보며 오곤 했지

꿈 찾아서
산골 오지를 벗어나
땟거리 걱정하지 않는
세월은 되었지만,

가족들은 각자 바쁘고
마음에 공허가 밀려올 때면

내 고향 산촌의
유년 시절이 그립습니다. 

20180812

-글/새재 김재진-

좋은글 감사합니다
http://www.loaloachristiannetwo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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