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나를 불렀다 

삶이 나를 불렀다 

한때는
열심히 사는 것만이
삶인 줄 알았다.

남보다
목소리 높이진
않았지만

결코
턱없이 손해 보며
살려 하지 않던 그런 것이
삶인 줄 알았다.

북한산이
막 신록으로 갈아입던
어느 날

지금까지의 삶이
문득 목소리를 바꿔
나를 불렀다

나는 지금
어디까지 와 있는가?

어디를 그렇게
바삐 가고 있는 건가? 

반짝이는
풀잎과
구르는 개울,

하찮게
여겨왔던
한 마리 무당 벌레가
알고 있는

미세한
자연의 이치도
알지 못하면서…

아무 것도 모르면서

다 알고 있는 듯
착각하며

그렇게
부대 끼는 것이
삶인 줄 알았다.

북한산의 신록이
단풍으로 바뀌기까지

노적봉의
그 벗겨진 이마가
마침내 적설에
덮이기까지

아무 것도 모르면서

나는 그렇게
다 아는 것처럼 살아왔다.

-글/김재진-

좋은글 감사합니다
http://www.loaloachristiannetwork.com/

<Photo from app>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