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이 많은 길은 수상하다
서울은
어디를 가도
간판이 많다.
4월의
개나리나
전경(全景)보다
더 많다.
더러는
건물이 마빡이나
심장 한가운데
못으로 꽝꽝
박아 놓고
더러는
문이란 문
모두가 간판이다.
밥 한 그릇
먹기 위해서도
우리는
간판 밑으로
머리를 숙이고
들어가야 한다.
소주 한 잔을
마시기 위해서도
우리는 간판 밑으로
또는
간판의
두 다리 사이로
허리를 구부리고
들어가서는
사전에
배치해 놓은
자리에 앉아야 한다.
마빡에
달린 간판을
보기 위해서는
두 눈을 들어
우러러보아야 한다.
간판이
있는 곳에는
무슨 일이 있다
좌와 우 앞과 뒤
무수한 간판이
그대를 기다리며
버젓이
가로로 누워서
세로로 서서
지켜보고 있다.
간판이
많은 길은
수상하다.
자세히 보라
간판이 많은 집은
수상하다.
-글/오규원-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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