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이 남자다 싶어서
나 이 남자 안에
깃들어 살방 한 칸만
있으면 됐지 싶어서
당신 안에
아내 되어 살았는데
이십 년 전 나는
당신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나 당신 밖에 있네
옛 맹세는
헌 런닝구처럼
바래어져 가고
사랑도 맹세도
뱀허물처럼 쏙
빠져나간 자리
25평도 아니야
32평도 아니야
사네
못 사네
내 마음의 공허가
하루에도 수십 번
이삿짐을 쌌다 풀었다 하네
-글/김나영-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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