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단이가 사랑한 방자
며칠 전 주말,
남편이 뱉은 사소한 말에
단단히 꼴이 났다.
이에 질 순 없지.
나는 바로
두 번째 손가락을 치켜들곤,
눈을 게슴츠레 뜨며
누워있는 남편을
하나하나 분석하기 시작했다.
“도대체 내가 널
왜 좋아 했는지 모르겠어!
얼굴을 본 것도 아니고,
성격을 본 것도 아니고,
키를 본 건 더더욱 아닌데!
도대체 내가
뭘 보고 널 선택 한 거지?
정말 너무 너무 아이러니 해!“
그랬던 우리 남편,
무심한 듯 바로 한 마디를 툭 던진다.
“ 거울을 봤겠지”
“뭐야!!!!”
자신의 대답에 만족한 듯
싱끗 웃는 모습이
기분 나쁘면서도
왠지 밉지 않다.
2018년 4월 4일
우리 부부는 아직도 투닥 투닥.
영화 속 아름다운
로맨스는 없다.
제발
성춘향이
하고 싶다고 해도,
꼭 향단이를 만들고야 마는
우리 남편.
내 맘에
쏙 드는 색은 아니지만,
어쩌면 내가 그를 좋아했던
단 한 가지 이유는 평생
잊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확실한 건,
나는 남편의 이런 재치를 좋아했다.
-글/날며-
날며의 결혼일기 中-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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