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배 생각
뻔질나게 돌아다니며
외박을 밥 먹듯 하던 젊은 날
어쩌다 집에 가면
씻어도 씻어도 가시지 않는
아배 발고랑내 나는
밥상머리에 앉아
저녁을 먹는 중에도
아배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니 오는 외박하나?
-아뇨. 올은 집에서 잘 건데요
-그케, 니가 집에서 자는게
외박 아이라?
집을 자주 비우던 내가
어느 노을 좋은 저녁에
또 집을 나서자
퇴근길에 마주 친 아배는
자전거를
한 발로 받쳐 선 채
짐짓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야야. 어디 가노?
-예…바람 좀 쐬려구요.
-왜 집에는 바람이 안 불다?
그런 아배도
오래전에 집을 나서
저기 가신 뒤로는
감감 무소식이다
-글/안상학-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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