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의 봄
키를 조금 낮추고
아니, 쪼그리고 앉아서 보면
봄이 왔네 봄.
논둑 길 돌아
밭으로 가는 길가로
벌써 봄이 와 있네.
우리 아베
쉰 머리카락 마냥
듬성듬성하게
헝클어진 빛 바랜
풀들 속에서
쑥이랑 냉이
씀바귀 잡풀들이
겨우내 땅속에서 쓴 물 빨아먹고
비죽비죽 돋아나네,
이 어린 것.
살아있었노라고
눈 틔우네
봄은 참으로
고마운 약속
씨앗을 품고 온몸으로
겨울을 견뎌낸 대지와
거짓말처럼 씨앗이
밀어 올려낸 약속
보면 볼수록 눈물겨운 약속
대지가
어지러운 열로
몸이 붓기 시작하는 이유를
내 이제 알 것도 같네.
-글/성낙일-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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