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도 운다
강 건너 오솔길 십여리
고갯마루 외딴 용한 약방 집
병약한 아들 등에 업고 들어서는
아버지 등에는 땀에 젖은
저고리가 축축하다
소담하고 온화한
양지쪽 초가삼간
장독대 옆 복사꽃이 곱게 피었다
꼬리치며 반겨주는 강아지
외양간에 다리괴고 앉아
되새김하는 누렁소
남의집같지 않고
큰집에 온거 같아 포근하다
반겨주는 의원님이 소탈하고
근엄하여 큰아버님 같고
쇠약한 아들보고
손목의 맥을 짚는게
남같지 않다
그렇게
진맥은 끝나
아들은 나왔고
아버지만 방에 남아
의원님의 처방을 받아
다시 아버지등에 업혀 오는길
어느덧 해는 져서
서산마루 걸쳐 있고
보리밭 사이로 바람이 일면
아들내려 옆에두고 잠깐쉬는
아버지 모습
저 멀리 강나루
징검다리 쳐다보며
담배연기 흩어진다
[섬진강/ 이 문재]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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