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점

공통점

난 책이 좋았다.
읽는 것만
좋아한 건 아니다.

사는 것도 좋았다.
나는 방 가득 책을 모았다.

책이 좋고,
책을 사고 싶은데,
비용은 조금 부담이 됐다.

도저히 안 되겠다.

책을 사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시작 했다.

의학 관련 글을 쓰기도 하고,
출판사 카드뉴스를 만들기도 하고,
직업 관련 글쓰기도 했다.

열정을 불태웠다.
모두 의의도 있고,
재미도 있었다.

최저 시급 같은 건 몽땅 무시하고,
오로지 책을 사기엔 충분한 돈이었다.

—————————–

그런데 참 이상하다.
책을 사 보기 위해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는데,

책 볼 시간이 없다.

내가 책 사보기 위해 노력한
지난 1년 간 책을 거의 읽지 못했다.

놀랍게도 이 사실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

현실을 깨달은 건,
30만원 때문이었다.

한 제작사가 개당 10만원,
즉, 총 3건의 제작비를
반 년 넘게 주지 않았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줄곧 기다리고 있다.
가장 나다운 방법이다.

그런데 사실
겉으로는 편히 기다린 것 같지만,
마음은 그 사람을
엄청 미워하고 있었다.

왜냐면 이상하게
그 날 후부터
모든 일에
딱 30만원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사고 싶은 게 생기면,
딱 30만원이 부족했다.

갑자기 뭔가 하고 싶을 때도,
딱 30만원이 부족했다.

여행이 가고 싶어도
딱 30만원이 아쉬웠다.

항상 어떻게 그렇게
딱 30만원이 부족한지,
잊을 라야 잊을 수가 없었다.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그 30만 원 때문에
못하는 것 같았다.

아마,
그 사람은 잊어도
나는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삼.십.만.원

어쨌든 못 받은
30만원 덕분에
다소 허무해져
지난날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생각해보니,
돈을 버는 게 유일한 목적이었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열심히 살았다.

하지만,
돈을 벌어서
책을 보고 싶었다면,
나는 욕심을 내서는 안 되었다.
책값만큼만 일해야 했다.

———————————

가족과 행복 하고 싶었다.
돈이 부족했다.
열심히 일했다.

돈을 더 많이 벌면,
더 많은 추억을 쌓아야지
우린 더 행복할 거야 생각했다.

이상하다.
돈은 더 벌고 있는데,
더 행복하진 않다.
돈을 버는 동안 함께 할 시간이 없었다.
가족과 여행을 간 지 오래다.

뭔가 틀렸다는 생각이 든다.
가족과 추억을 쌓고 싶은 거라면,
추억을 쌓을 여비 정도만 벌어야 했다.
더 욕심을 내서는 안 되었다.

—————————————-

전혀 다른 이야기인데,
묘하게 같네,
내가 같은 종류의 실수를
반복하고 있구나.

-글/날며-

<날며의 결혼일기>中

좋은글 감사합니다
‪http://www.loaloachristiannetwo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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