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밤
.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가지 않으려고
미친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향한 것이었다.
.
까마득한 밤길을
혼자 걸어갈 때에도
내 응시에 맑은 별은
네 머리 위에서
반짝였을 것이고
반짝였을 것이고
내 한숨과 입김에 꽃들은
네게로 몸을 기울여
흔들렸을 것이다.
흔들렸을 것이다.
.
사랑에서 치욕으로
다시 치욕에서 사랑으로
하루에도 몇번씩
네게로 드리웠던 두레박
.
그러나
매양 퍼 올린것은
매양 퍼 올린것은
수만갈래의
길이었을 따름이다.
길이었을 따름이다.
은하수의 한 별이
또 하나의 별을 찾아가는
그 수만의 길을 나는
걷고 있는 것이다.
걷고 있는 것이다.
.
나의 생애는
모든 지름길을 돌아서
네게로 난 단 하나의
에움길이었다
에움길이었다
.
– 글/나 희 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