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지게로 춤을 춘다
기쁨이 있던 그때
춥고 배고픈 시절
한 모금 물도
인정이던 시네라리아
동내 수도는 하나
길게 줄지어 서서
차례를 기다린다
출렁이는 물동이
아까운 물 쏟아지니
종아리 타고 내린 물
구멍 난 양 말에 젖어든다
한겨울이면
얼어붙은 골목길에서
물지게 춤을 춘다
물지게 진 채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고
다시 일어나도 좋은 세상
두개의 물동이
덩거덩 덩거덩 흥겨워
하나는 집 항아리 채우고
하나는 홀로 계신 뒷집
할머니 집 항아리에 쏟아 부으니
넘실넘실 춤추는 물지게
기쁨이 있던 그때.
-글/김진원-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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