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자기의 비유
처음엔
보자기 한 장이
온전히 내 것으로 왔겠지
자고 놀고
꿈꾸었지 그러면 되었지
학교에 들어가면서
보자기는
조각나기 시작했지
8등분 16등분 24등분
정신없이 갈라지기 시작했지
어느덧 중년—
갈가리 조각난
보자기를 기우며 사네
바늘 끝에
자주 찔리며
지금이 없는
과거의 시간을 기우네
미래를 덮지 못하는
처량한 조각보를 기우네
한번
기우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어지네
그러니
청년이여 우리여
가장 안쪽 심장에
지닌 보자기 하나는
손수건만 하더라도
통째로 가질 것
단풍잎만 하더라도
온전히 통째일 것
온전한
단풍잎 한 장은
광야를 덮을 수 있네
-글/김선우-
좋은글 감사합니다
http://www.loaloachristiannetwork.com/
<Photo from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