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밥그릇
언발.
이불속으로
밀어넣으면
봉분같은
아버지 밥그릇이
쓰러졌다.
늦은 밤.
발씻는 아버지 곁에서
부쩍 말라가는 정강이를 보며
나는 수건을
들고 서있었다.
아버지가
아랫목에 앉고서야
이불은 걷히고
사각종이 약을 펴듯
담요의 귀를 폈다.
계란부침
한 종지
환한 밥상에서
아버지는 언제나 밥을 남겼고
우리들이 나눠먹은
그 쌀밥은 달았다.
이제
아랫목이 없는
보일러방
홑이불 밑으로
발 밀어 넣으면
아버지.
그 때 쓰러진
밥그릇으로
말없이 누워 계신다.
-글/안효휘-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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