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없는 꿈 날며
내 친구 A는
중학교 때부터,
꽂히면 ‘한 가지’에만
ALL IN (올인)했다.
황송하게도 중학교 땐
그 대상이 ‘나’였는데,
고등학교 때 그녀에게
남자친구가 생긴 후부터,
상황은 바로 ‘역전’ 됐다!
그녀의 취미, 휴식,
장래희망, 꿈, 일상, 목표 등
그녀를 이루는 모든 것이
남자친구가 되었기 때문!
그리고 그 날을 기점으로
난 아직도! 2번 순위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런 그녀가 결혼했다.
이제 그녀의 1순위는
두말 할 것 없이 ‘남편’!
과거의 난, 꼭 동생에게
엄마의 사랑을 빼앗긴 아이처럼
질투도 하고, 투정도 부렸지만,
우린 더 이상 그 때처럼
싸우지 않는다.
그녀와 함께 하기 위해,
그녀의 남편과 친구가
되기로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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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B는
연못녀(연애 못하는 여자)다.
목 늘어나고
물 빠진 티셔츠도
그녀가 걸치면 오히려
청순해 보일 만큼
얼굴도 마음도 예쁜데,
사람과의 연애는
기술이 필요했다.
그래서 그녀는
보다 쉬운 ‘일’과의
연애를 시작했다.
‘일’은 그녀를 배신하지 않았다.
‘일’은 시간이 지나도
그녀에게 소홀해지지 않았다.
‘일’은 그녀를 한 순간도
혼자 두지 않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를 향한
‘일’의 사랑은 더 커져만 갔다.
이제 그녀는
밖에서 ‘이 대리’로 불린다.
물론, 퇴근 후 집에 돌아간 이 대리는
밖에서의 화려함을 모두 던지고
밥 먹고, 발 닦고, 자기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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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은
별 일이 없는 한
늘 집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웬만해선
별 다른 일을 하지 않는다.
“ 인생은 단 한 번뿐인데,
후회 없이 살아야 하지 않을까?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면서 말이야.
넌 너무
남편한테만 목매지 말고,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취미를 찾아봐.
넌 옛날처럼
다시 그림을 그려봐.
왜 꿈을 포기해? 넌 재능이 있어.
난 확신할 수 있어.
난 네 그림이 정말 좋아!!“
A는 아무리 생각해도
하고 싶은 게 없다고 말했고,
B는 너무 피곤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녀들은
마지막엔 항상
“넌 정말 대단해.
어떻게 그렇게 하고 싶은 게 많아?
어떻게 그렇게
항상 노력할 수 있어“
라고 말해주었다.
난 그 말을 들을 때
내심 으쓱해졌다.
그리고 안도감이 들었다.
‘나, 잘 살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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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약해질 땐,
그냥 쉬고 싶어질 땐,
친구를 만났다.
그리고 그녀들에게
아니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 만약 1년 뒤에
죽는다면 뭘 하고 싶어?”
“글쎄.. 어렵네”
“음, 그럼, 혹시
1년 뒤에 죽는 다고해도,
지금처럼 일하고 자고
일하고 자고를 반복할거야?“
“ 아니!, 그건 절대 아니지.
그렇다면 난
빚을 왕창 진후에 차부터 살래.
그리고 여행을 다녀야지“
“ 야! 빚을 지면
가족들이 갚아야 하잖아
현실적으로 생각하라고!”
“그런 거야..? 흠.. 그러면”
그녀는 골똘히 생각하더니
“그럼 나
일 못 그만 둘 것 같다.
더 열심히 일해야지.
그래야 좀 보태주고 죽지 않겠어?
그리고 퇴근하면
꼭 집으로 돌아가서
지금처럼 가족들이랑 밥 먹고,
또 오늘처럼 시간 내서
소중한 친구와
시간을 보내겠지.“
돌아오는 길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나는 무슨 대답을 원했을까?
나는 친구에게 더 이상
반문하지 못했다.
그게 답이었기 때문이다.
만일, 1년 뒤 내가 죽는다면,
나는 소중한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최대한 후회를 줄이기 위해서.
만약 당장
내일 내가 죽는다면,
사과를 심을게 아니라,
사랑하는 내 아이를
으스러질 만큼 꽉 안고,
작은 손을 꼭 잡고,
꿈에서도 만나길
기도하며 잠들 것이다.
만약 내가
1년 뒤 죽는 다면
아이의 손을 뿌리치고
꿈을 위해 노력한 시간들을
후회할 것이다.
돌아보니,
후회하지 않는 인생을 살기 위해
후회할 일만 해왔다.
생각해보니,
진짜 자신의 인생을
‘후회 없이 살고 있는 것은’
취미도 남편이고,
휴식도 남편인 그녀였다.
‘꿈’을 찾기보단,
매일 밤 가족과 함께
‘꿈’을 꾸고 있는 그녀였다.
-글/날며-
<날며의 결혼일기 中>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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