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나를 깨어나게 한다

어머니가 나를 깨어나게 한다

여보시오―누구시유―

예, 저예요―

누구시유, 누구시유―

아들, 막내아들―

잘 안 들려유―잘.

저라구요, 민보기―

예, 잘 안 들려유―

몸은 좀 괜찮으세요―

당최 안 들려서―

어머니―

예, 애비가
동네 볼일 보러 갔어유―

두 내우 다 그러니까
이따 다시 걸어유―
예, 죄송합니다.
안 들려서 털컥.

어머니 저예요―
전화 끊지 마세요―

예. 애비가
동네 볼일 보러 갔어유―
두 내우 다 예,

저라니까요!
그러니까 이따 다시 걸어유

어머니.
예, 어머니,

죄송합니다 어머니,
안어들머려니서 털컥.

달포 만에
집에 전화를 걸었네

어머니가
자동응답기처럼 전화를 받았네

전화를 받으시며
쇠귀에 경을 읽어주시네

내 슬픔이
맑게 깨어나네

글/ 함민복

좋은글 감사합니다
http://www.loaloachristiannetwork.com/

<Photo from app>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