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한 단상


사랑에 대한 단상

나의 사랑에선
늘 송진 향기가 난다

끈적거리지만
싫지않은
아주 특별한 맛

나는 평생
이 향기를 마시기로 한다
아니 열심히 씹어보기로 한다

흔들리긴 해도
쓰러지진 않는
나무와 같이
태풍을 잘 견디어낸
한 그루 나무와 같이

오늘까지
나를 버티게 해준
슬프도록 깊은 사랑이여
고맙고 고마워라

아직도 내 안에서
휘파람을 불며
크고 있는 사랑이여

내 마음 안에
이렇듯 깊은 우물 하나
숨어 있는 줄을 몰랐다

네가 나에게
사랑의 말 한마디씩
건네줄 때마다
별이 되어 찰랑이는 물살

어디까지 깊어질지
감당 못하면 어쩌나
두려워하면서도
아름다움으로 빛나는
낯선 듯 낯익은
나의 우물이여

-글/이해인-

***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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