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과 인정하는 것은 다르다
나는 남편의 하루하루가
충분히 고되고
힘들다는 것은 잘 알지만,
그러나
남편의 삶이
나의 삶보다 더 고단하고
치열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우리의 싸움은
늘 그‘인정하지 않음’
으로부터 시작하는데,
인정하지 않으면
바라는 것이 생기고,
억울한 마음을 갖게 되는 탓이다.
‘나는 이렇게 힘든데,
나보다 나은 너는
도대체 왜 나를
더 생각해주지 못하는 거야?‘
어느 날 퇴근 후
막 집에 돌아온 남편은
이제 막 삼십대에 진입한
서른의 모습이라곤
믿을 수 없도록 초라했다.
일이 얼마나 고되었는지
입사 후 15kg이 빠졌는데,
유니폼은 아직 그대로라
이미 피로로 인해 굽어진 어깨위로
어깨단과 바지 단이
축축 늘어져 있었다.
마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옷걸이가
남편을 대롱대롱
매달아 지탱하고 있는 게
아닐 까? 싶었다
그리고
그의 등 뒤엔
어김없이 또 반복 될 내일에 대한
지루함과 걱정이 짙게 깔려 있었는데,
할 수만 있다면
잠시 시간이 흐르지 못하게
멈춰 주고 싶었다. 할 수만 있었다면..
그래 너 오늘 참 힘들었지?
참 수고 많았다!
분명 알지만,
인정하기는 어려웠던
수많은 날들
그런데 되돌아보면,
여기 우리 누구하나
힘들지 않은 사람 없다.
회사 끝나면
쉴 틈 없이 식사를 준비하고
아이를 돌보시는 어머님도 힘들다.
직장에서
본인보다 어린 상사에게
허리를 굽혀야 하는
아버님도 힘들다.
출근 후제 시간에
아이를 데리러 가지
못할 까봐 하루 종일 전전긍긍하는
늦은 밤 까지 잠 들 수 없는
나도 힘들다.
누가 더
힘든 지에 대해 따지는 것이
사치로 여겨질 정도로
여기 우리 누구하나
힘들지 않은 사람이 없다.
여기 우리 모두 힘들다.
우리 모두 할 수 있는 한
전력을 다해,
치열하게 자신의 삶을
책임지고 있다.
그러니 우리 모두 수고 많았다!
우리 모두 수고 하고 있다!
나도, 너도, 어머님도, 아버님도,
우리 모두 인정!
당신, 인정 할게요.
-글/날며-
날며의결혼일기 中 – 당신 인정!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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