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 없는 질문
“그럴 일은 없겠지만, 혹시, 혹시라도 말이야
내가 나쁜 짓을 해서 경찰에 쫓기게 된다면,
두말 않고 나를 너희 집에 숨겨 줄 수 있어?“
학창 시절 나는,
내 일생에 절대 일어나선 안 되는 일들 중
최악의 상황을 골라 친구에게
질문을 하곤 했다.
그 때는,
그 일이 생에 가장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고민하지 않고 그 일을 해주는 친구가 있다면
그 친구가 진짜 친구 일 것이라 여겼던 것이다.
“만약, 내가 아파서 죽게 된다면,
그래도 날 평생 생각하며 사랑할 수 있어?“
연애할 때 나는,
이런 질문을 하기도 했다.
진정한 사랑이란 모름지기
죽어서도 평생 못 잊을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하지만, 결혼 후 나는,
이제 더 이상 이런 것들을 묻지 않는다.
나를 친구 집 장롱에 숨겨주는 일보다,
내가 죽은 뒤 나를 계속 생각하는 일보다
내가 행복을 느끼는 일이 생겼을 때,
진심으로 축하하며 박수 쳐주는 일이,
회사에서 하루 종일 일하고 퇴근 해 돌아와
침대로 향하지 않고,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싱크대로 향하는 일이
그리고 이게 매일 반복 되는 일이
더 어려운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렇게 매번
행동으로 사랑한다고 말하는 데,
그런 질문 필요할까.
-글/날며-
날며의 결혼일기 中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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