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
가난은 싫었다
늘 제풀에 기가 죽어
숨어 사는 것만 같아
애달픈 입술만 깨물었다
기댈 곳도 없는데
올라가야 하는
언덕만 기다리고
숨차게 오르면
비탈길만 기다리고 있었다
쫓기듯 쫓기듯이
힘겹게 살아도
바라보며 혀 차는 소리가 싫었다
살내음마저 가난이었다
사계절의 온도보다
늘 더 추웠다
늘 배고프고
외로움이 가져다주는
서러움에 등골까지 시렸다
온 세상이
다 구멍이 뚫렸는지
뼛속까지 바람이 불어왔다
얼굴빛에서 가난이 감돌고
손등에선 가난이 터져 나왔다
가난은 나에게
눈물의 맛을 알게 해주었다
-용혜원·목사 시인-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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