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무는 가볍고 작은 투구이다
그것은 실오라기와 쓰다 남은
천조각과 그리고 짝이 맞지 않은
단추들처럼 일상의 생활을 누빈다
골무 속에 묻힌 손가락 끝
손톱이 가리키는
그 작고 섬세한 세계
그것을 지키기 위해
여자의 마음속에 입힌 무장이다
골무가 지배하는 것은
넓은 영토의 왕국의 아니라
반짇고리와 같은
작은 상자안의 평화이다
반달 같은 골무를 보면
무수한 밤들이 다가선다
잠든 아이들의 숨소리를 들으며
민첩하게 손을 놀리던 우리 어머니
그것은 골무가 만들어낸 마법의 햇살이다
모든 것을 해지게 하고 넝마처럼
못 쓰게 만들어버리는 시간과 싸우기 위해
그리움의 시간
슬픔의 시간
-글/이어령-
‘뭉클’ 중에서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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