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훈장
-이정규-
하얀솜
온 동네를 뒤덮었다
초가지붕 사이로
굴뚝에선 연기가 바람에 춤을 추고
아궁이에선
어머니의 부짓깽이가 바쁘게 움직인다.
삶이 궁핍하여도
오직 자식 위한 일념 하나만으로
먼동이 트기도 전에
집 앞 개울가 얼음을 깨서
맨손으로 빨래를 하고
집으로 돌아와선
소 여물을 끓여내는 어머니 ,
그리고 곧바로 아침밥 준비로
장작 몇 개를 아궁이에 쑤셔 넣어 놓고
아기를 업은 채 물동이를 이고
동층을 지나가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면서
머리에 피가 흘러도
포대기에서 손을 놓지 않으셨던
내 어머니
그 흉터가 생을 달리하실 때 까지
선명하게 훈장으로 남아 있던
모습이 너무도 애닯다.
눈 내리는 밤
구정이 다가오는 이 밤이
잠못이루는 밤이 되는 것인가
어머니의 그때 그 어려운 시기의 일들이 이토록
내 기억을 떠나지 못함은 중년이 되어버린
내 자신의 나약함이 함께 하는 것 일까
기일이 다가오니
허전함이 함께 하는 것 인가
그리운 내 어머니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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