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보다 긴 기다림’ 시를 읽다가
-최순민-
‘생애보다 긴 기다림’시를 읽다가~
나는 이제껏 기다리고 또 기다리며
살아왔음을 알았다.
학창시절엔 교복을 벗고 싶어 졸업을 기다렸고
소녀가 되어서는 내편이 되어 줄
반쪽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결혼 후엔 아파트 입주를 기다렸고,
두 아이가 내 어릴적 처럼
청년이 되어 행복한 가정을
꾸미기를 기다리고 있다.
아버지가 남겨준 주식이
상장이 되기만을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맘보다
더 간절하게 이십여년을 기다렸다.
코앞에서 주식이 물거품이 되는것을
그저 바라보면서 또 기다려야 했다.
괴롭고 어처구니 없는 일이
내 생각에서 잊어지기를 말이다.
어릴적엔 빨리 늙어
어른이 되고 싶었는데 그러고 보니
이제껏 무엇인가를 기다리며
내 눈과 생각은 언제나 ‘내일’에
촛점을 맞추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이라는 시간을
홀대하며 살아왔다는 것을
작년 가을에서야 알았다.
상자에 들어있는 사과 중에서
난 언제나 흠집이 있는 것부터 먹어왔기에
싱싱한 사과를 항상 먹지 못했음을 알았다.
난 참 미련하게 살면서도
잘 살고 있다고 착각했고 중년이 되서야
싱싱한 사과를 먼저 먹기 시작한다.
습관처럼 되어버린 생각의 틀을
벗기가 쉽지 않지만 지금 난 그 고집불통 같은
미련함을 한겹씩 버리고 있는 중이다.
1시간 뒤, 아니 1분 후도
모르는 존재면서 몇년 혹은 몇십년 후를 생각하고
기다리고 또 기다리며 살아왔다니
나는 참으로 한심한 여자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아니라면
망설이지 말고 흠 없는 사과를 한입 베어 물어
싱싱함을 먹듯 그리 살자고 다짐 또 다짐하며
오늘’을 찰지게 살련다.
“어제’는 참 잘했다”고 나를 칭찬할 수 있게 말이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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