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기운
-정은길-
나는 세계 여행 중 미국을 횡단했다.
자동차를 빌려 미국 서부에서 동부로
두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쭉 이동을 했다.
그러다 네바다 주에 있는 ‘세도나’에 머문 적도 있었다.
세도나는 겨울에도 온화한 날씨를 유지하고 있으며
아주 신성한 곳으로 인식되고 있는 곳이다.
또한 지층에서 전기 에너지가 방출되어
많은 사람들이 명상이나 기 치료를 위해 찾는다고도 한다.
명상과 휴양을 위한 관광지로 유명하고
은퇴한 미국인들이 선호하는 도시로도 알려져 있다.
연일 장시간의 이동 때문에 꽤 지친 상태였던 나는
이러한 이유 등으로 세도나에 대한 기대가 컸다.
세도나 볼텍스에서 나온다는 기를 받아
남은 여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는 에너지를 충전하고 싶었다.
실제로 세도나에 도착해 붉은 봉우리를 오르며
세도나의 신성한 기운을 느낄 수는 없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기운이 단번에 느껴진다는 건 과장 같았다.
다만 세도나의 한 봉우리에 올라 가만히 앉아서
아름다운 색으로 물들어가는 자연의 일몰 색을 오롯이 감상하며
마음속 평온을 느낄 수는 있었다.
쉬는 순간의 기쁨, 자연의 일부에 속하는 즐거움이었다.
그런데 이게 과연 세도나의 신성한 기 때문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낯선 곳에서 나를 위한 시간을 잠시 갖는 것만으로도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기분 좋은 순간이라 생각한다.
여행자의 기운은 신성한 곳으로의 여행이 아니라
나에게 집중하는 온전한 순간일 것이다.
정신없이 바쁜 연말,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순간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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