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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ration by Son, Jin Geol ( 손 진 걸)
어머니와 청개구리
-김세홍-
어머니는 팔십 평생
소학교 근처도 못 가본 일자무식으로
꺾인 발목을 뒤뚱뒤뚱 끌며 세상을 사셨다
어렸을 때
술 취한 아버지가 어머니의 검은 머리채를 잡고
흔들리는 등잔불을 집어 던지면
순간 집안은 울음바다 암흑세계로 변했다
어린 자식들이 놀라 초가삼간 뜰 마당으로 뛰쳐나오면
마굿간에 자고 있던 염소도 놀라 울고 우리도 울면
밤하늘에 어둠을 밀어내던 별들은
멀리서 우리 머리 위로 푸른 별빛을 쏟아부어 주었다
몇 해 전부터
어머니는 동구 밖 섬진강 교회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팔십 평생 처음으로 한글을 깨우치고
지천명 고갯길을 힘겹게 넘고 있는
나에게 생애 처음으로 편지를 보내왔다
‘보리밥도 제대로 못 먹여 키워서
지금도 가슴이 미어터지도록 미안하다,
비가 억수같이 퍼붓는데 비닐우산
하나 못 사주고 농사짓다 나온 비료 포대를
머리에 뒤집어씌워 학교 가라고 해서 미안하다’고 했다
나노급 더듬이 촉 손을 가지셨는지
안보고도 천 리밖에 사는 나의 생활을
당신의 손금보듯 환하게 아신다
사랑으로 하느님과도 맞먹으면서
자식 앞에 평생 죄인으로 사시는 어머니
부모 사랑에 십 분의 일만 보답해도
효자라 했는데 生의 극점으로 치닫는
어머니의 유한한 시간 앞에
나는 자식 된 도리를 얼마나 했는가
어머니의 무한한 사랑을 깨달으면서도
이런저런 핑계로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나는
청개구리 같은 죄인이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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