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16개월이 되던 그 날
아이가 16개월이 되던
그 날,
나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회사로 향했다.
그 때 나는 생각했다.
‘뉴스에서 들리는 말들이 너무 무서운 데..
아이가 말이라도 할 줄 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니 내가 오늘을, 이 날을 기다렸던 것은 맞다.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말하는 오늘을 나는 분명 기다렸다.
내가 정말 기다렸던 순간인데..
“엄마, 엄마는 왜 늦게 와?
엄마, 빨리 와. 나,, 혼자 놀기 싫어”
왜 그 말이 이런 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왜 미처 상상하지 못했을까.
나는 고작 아이의 입에서
‘엄마 선생님이 때렸어, 혼냈어’ 하는 이런 말을 기다렸던 것일까.
아이를 다시 어린이집에 맡기고 출근한 지 이틀 째
이번에는 분명 내가 하고 싶은 꿈을 위해
열심히 해보겠노라고 두 주먹 불끈 쥐고 매몰차게 뒤돌아 섰는데,
아이의 한마디가 내 발걸음을 붙잡는다.
내가 회사에서 일하는 그 시간은
아이가 나를 기다리는 시간
내가 회사로 향하는 발걸음은
아이와 멀어지려는 뒷걸음
나는 어서 들어가라고 손짓하고,
아이는 어서 돌아오라고 손짓한다.
‘날자야 울지마,
우리는 가족이잖아.
가족은 헤어져도 꼭 만나는 거야.
그러니까.. 음 우리는 오늘 밤에 또 만난다는 뜻이야!
오늘 어린이집에서 잘 놀고, 우리 밤에 또 보자?
엄마가 돈 열심히 벌어야, 우리 날자 맛있는 거 사주지 그렇지?!’
‘안 먹어어..’
‘에이, 엄마가 오늘 올 때 날자 좋아하는 거 사다 줄게 알겠지?!’
내가 하는 말은
왜 이렇게 잘 꾸며진 변명 같을 까.
글/날며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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