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며 사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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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by Jun Man Park( 박준만)

 

<날며 사용법>

밥!
하기 정말 싫은 나지만, 일하지 않으니
(퇴사한지 5개월 째) 밥 할 수 밖에 없다.
그리하야 최근 우리 집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광경은,
늦은 저녁까지 모두 거실에서 두런두런
모여 앉아 언제 밥이 될 지 기다리는 것.

“흠흠,, 오늘 먹을 수 있을까?! (시아버님)”
“여보 ~ 아직 멀었어?!(남편)”
(요리하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걸린다.
실수는 또 얼마나 많은지..)
다행히, 예전과 다르게 하면 할 수록
늘어서 그런지, 완전 버릴만 한 것은
몇 번 안되고, 먹을 만하게 되고
있는 것 같다. (나름 순조로움)

몇 일 전 밥을 모두 먹고 정리한 뒤
방에 들어갔는데, 남편이 나를 뒤에서 꽉 안았다.
(응?! 이 사람이 왜 이러지?!)
“뭐야 갑자기 왜그래?!”

“여보, 난 몰랐는데,,
나는 그런 사람 아닌 줄 알았는데..”
(무슨 말을 하려고 이렇게 까는거지?!)

“나는 그런 사람 아닌 줄 알았는데,
나 되게 고지식한 남자인가봐”
(헐, 이제 알았냐?!)

“오늘 여보가 요리하는 뒷 모습을 보는 데,
요리하니까 너무 예뻐보이는거야”

최대한 표정을 숨기고 피식 웃었지만,
기분이 너무 좋았다.
내가 요리를 싫어한다는 것도 잊은 체,
내일은 무엇을 해볼까?!
뭘 하면 맛있을까? 생각 해 본다.

나는 되게 단순한데,
칭찬하면 더 열심히 하는 사람인데,
남편이 항상 그것을 모르고 투덜대다가,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멍청이)

남편이 예뻐보인다니,
나는 기분이 너무 좋다.
매일 매일 요리를 하고 싶어진다.
물론, 무엇을 해도 중간 없는 나 때문에
늘 좋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편 “여보 나 오늘 회식이야”
날며 “응! 오늘은 뭐 먹을거야?”
남편” ..음 오늘 회식이어서
못 먹을 것 같은데, 갔다오면 배부를 것 같아”

날며: “안돼! 먹어. 요리해야 예뻐보이잖아”

요리해야 예쁘다며,
나는 늘 너에게 예뻐보이고 싶은 사람

<날며의 결혼일기 中- 날며 사용법>

 

좋은글 감사합니다

http://www.loaloachristiannetwo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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