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사람이 그리울 때면
-이준관-
가을에 사람이 그리울 때면
시골 버스를 탄다
시골 버스에서는
사람 냄새가 난다.
황토흙 얼굴의 농부들이
아픈 소는 다 나았느냐고
소의 안부를 묻기도 하고,
낯모르는 내 손에
고향 불빛 같은 감을
쥐어주기도 한다.
콩과 팥과
고구마를 담은 보따리를
제 자식처럼 품에
꼭 껴안고 가는
아주머니의 사투리가
귀에 정겹다.
창문 밖에는
꿈 많은 소년처럼
물구나무선
은행나무가 보이고,
지붕 위 호박덩이 같은
가을 해가 보인다.
어머니가 싸주는
따스한 도시락 같은
시골 버스.
사람이 못내 그리울 때면
문득 낯선 길가에 서서
버스를 탄다.
하늘과 바람과 낮달을
머리에 이고 .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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