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by David ( 데이 빛)
Beacon, New York State
<소꿉친구>
-이 정 규-
남쪽 하늘에서 실려 오는
해풍을 마주하며
누렇게 익어가는
황금벌판의 내 고향
풍요로움을
어깨동무하고
구불구불한
언덕배기 길을
걸어 본다
어린 시절
작은 산골 마을
황혼 녘 굴뚝 위로
피어 오르는
밥 짓는 연기 속
구수한 된장 냄새
소 여물 끓이는
푸근한 내음
소박하고 인정 넘치는
작은 초가 마을
동네 뒷동산에 올라 보니
동무들은 간 곳 없고
매미 소리만 요란하다
하늘은 저토록 청명하고
수정처럼 맑기만 한데
추억은 흐려져
뭉게구름 사이로
숨어 버리네
아
가슴 저미도록
그리운 내 동무들
이 내 소식 바람결에
스치거든 가을의
풍성함을 짊어 지고
꽃향기 가득 안고
구름 타고 콧노래
부르며 오려무나
졸졸 흐른는 계곡
큰 바위 아래
개울가 시린 물에
발 담그고
탁배기 한 사발에
땡초 하나 입에 넣고
기쁨의 눈물 함께
흘려 보자꾸나
좋은글 감사합니다
http://www.loaloachristiannetwor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