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
철물점 지나다
버려진
바퀴를 본다
구르지 않는
바퀴를
보면
명퇴당한
아비들 같아
덜커덕, 숨이 멎는다
한때
신나게 굴러갔을
저 바퀴
바퀴는
굴러갈 때 바퀴인
것이다
한 소년이
자전거를 타고
내 앞을 지나간다
소년은
아직 바퀴의 속력을
모를 것이다
차들이
바퀴를 굴리며
달려간다
속력은
모두 바퀴 때문이란 걸
모를 것이다
구르는 바퀴는
물러서지
않는다
달릴 수 있을 때
달리는 것
그것이
바퀴인 것이다
세상의
모든 바퀴가 되어
세상을 굴리고 싶다
-천양희-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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