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맞춤

눈맞춤

바람은
연신 불고 있었다.

안개 같은
비 사이로

비 같은
안개 사이로

엷은 햇볕이
내다보는
동안

문득

떠난 지
오랜 ‘생활’을 찾던
나의 눈은

아내의 눈을 붙잡았다.

아내의 눈도
나의 눈을 붙잡고
있었다.

불현듯 마주친
아내와 나의
눈맞춤
속에

어쩜 그토록
긴 세월이 흘러갈 수
있을 것인가……

나는 몰랐다.

치열(齒列) 한
모서리가 무너진
아내는

이내
원뢰(遠雷)처럼
조용히 웃고
있었다.

조용한
우리들의 눈맞춤
속에




원뢰(遠雷)가
아스라이

또 들려오고
있었다.

-신석정-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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