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소
시행의
마지막 구절을
막 끝내자
잉크가
다한 볼펜
기진맥진
원고지의 여백에
펄썩 쓰러져
버린다.
편히 쉬어라.
피어리어드는
내 눈물로
찍겠다.
돌아보면
너무도 혹사당한
일생.
경지는
다만 소만이
가는 것이 아니었다.
그 동안
참 많은 밭을
갈았구나.
땀과 눈물과
심장에 고인
마지막 한 방울의
피까지
아낌없이 쏟아내고
너는 지금
후회 없이 이승을
떠나는구나
내 시가
너를 따를 수만
있다면…
잘 갈아
씨 뿌린 밭 두렁에
거품을 문 채
쓰러진
착한 소 한 마리.
-오세영-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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