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밥 

어머니의 밥 

‘얘야 밥 먹어라’ 

어머니의 성경책
잠언의 몇 절쯤에 

혹은
요한계시록
어디쯤에
금빛 실로 수를 놓은
이 말씀이 있을 거다. 

‘얘야, 밥먹어라 

더운 국에
밥 몇 술 뜨고 가거라’ 

아이 낳고
첫국밥을 먹은 듯,
첫국밥 잡수시고 내게 물리신
당신의 젖을 빨고 나온 듯 

기운차게
대문을 나서는 새벽.
맑은 백자 물대접만한
유순한 달이

어머니의
심부름을 따라 나와서 

‘채할라 물마셔라,
끼니 거르지 말거라’ 

눈 앞
보얗게 타일러 쌓고
언제부터서인가 

시원의 검은
흙바닥에서부턴가 

마른 가슴 헐어내는
당신의 근심 

평생토록 밥을 먹이는
당신의 사랑.

-글/이향아-

좋은글 감사합니다
http://www.loaloachristiannetwo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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