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by Kang, Dong Suk ‘Play Art’
<최쌤의 독후 노트 ‘흰’>
마침내
혼자 아기를 낳았다.
혼자 탯줄을 잘랐다.
피 묻은 조그만 몸에다
방금 만든
배내옷을 입혔다.
죽지 마라 제발.
가느다란 소리로 우는
손바닥만한 아기를
안으며 되풀이해
중얼거렸다.
처음엔 꼭 감겨있던
아기의 눈꺼풀이,
한 시간이 흐르자
거짓말처럼
방긋 열렸다.
그 까만 눈에 눈을 맞추며 다시 중얼거렸다.
제발 죽지 마.
한 시간쯤 더 흘러
아기는 죽었다.
죽은 아기를 가슴에 품고
모로 누워 그 몸이 점점
싸늘해지는 걸 견뎠다.
더이상 눈물이
흐르지 않았다.
-‘흰’/한강의 소설 중-
그녀의 글을
만난다는 건 성경을
읽을 때의 경건함과
가지런히 정리된 배경에서
기도하듯 한줄 씩 쓰게
삼켜야 할 눈물이 있다
언제나.
그래서 나는
이미 그녀를 내 안에
두었나보다.
이번 작품은
더 성녀가 된듯
푸른 빛깔이 도는
새벽을 걷는다.
고맙고 반갑다.
이 울렁거림이 계속되길
바란다.
-최쌤의 독후 노트-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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