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서의 삶

이곳에서의 삶

죽은 듯이 살았다

빛나는 것은
없었다

하염없이 살았다

땅에
침을 뱉었다
한번 더 뱉었다

머언 데로 한없이
가까운 데로
달려갔다

오오 죽음이
다 된 삶

나를
떠나게 하던 삶
내가 떠나던

나를 위해
기도하던 삶
내가 기도한 삶

그토록
커다랗던 삶

그토록
커다랗게 나를
가둔 삶

내가
크게 크게
가두었던 삶

시방
여름 대지에서
만나면 외면해야

흐린 날들의삶
비린내 투성이 삶

한번도
지켜지지 않았던

저 삶이

하루종일
연기만 나는
삶이

허나

영원히
사랑했던
삶이

나를
영원히 사랑했고
내가 영원히
사랑할
삶이

시방
이렇게 불탄다

삶은
삶 속에
나를 가두고

나는
내 속에
삶을 가둔다

-이승훈-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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