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에 대하여

희망에 대하여

그렇게
많이 캐냈는데도
우리나라 땅속에

아직
무진장 묻혀 있는
석탄처럼

우리가 아무리
어려워도 희망을
다 써버린 때는 없었다

그 불이 
아주 오랫동안
세상의 밤을 밝히고

나라의 등을
따뜻하게 해주었는데

이제 사는 게 좀
번지르르해졌다고

아무도 불 캐던 사람들의
어둠을 생각하지 않는다

그게 섭섭해서
우리는 폐석더미에
모여 앉아 
머리를 깎았다

한번 깎인
머리털이 그렇듯
더 숱 많고
억세게 자라라고

실은 서로의
희망을 깎아주었다 

우리가
아무리 퍼 써도 
희망이 모자란
세상은 없었다

글/이상국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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