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일기(日記)
틀에 끼인
한 장의 사진 속에
평안이 있다.
아내의
싱싱한 머리카락
사이에
여름 햇빛들이
수런대고
철없는
어린것이
물장난을 치고
액자 옆에는
시들어 버린 꽃,
또는
고개를 숙인
인형,
고개를 숙이고
바라보는
해안엔
어부가 호올로
그물을
깁는다.
찢어진
생활의 한 컷을
넘기면서
1971年 1月4日,
날씨, 흐리다.
온종일
라디오를 들으며
편지를 쓰고
찢었다.
얼어붙은
시간의 저쪽에서
철없는
어린것이
물장난을 치고
생애의
슬픔을 건너온
바닷바람이
물거품을
밀어 올린다.
틀에 끼인
한 장의 사진,
그 속의 평화,
그 속에 잠든
아내의 얼굴,
흰 파도에
부서지는
여름이 보였다.
-오세영-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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