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관조하다
가을이
깊어갈수록
내 안에
소년의 울음이
짙다
온통 허물어져
내리는 것들
사이로
울음 삼키던
바위 같던
사내가
우수수
모래알로
부서지고
또 부서져
먼지가 된다,
먼지구름이
된다
흘러간다
흘러가는 것은
구름도 시간도
아닌
내 몸이다
밤늦은 시간
기도를 한다
어둠을 밟고
저 먼 우주의
은하계를 돌던 기도가
별이 된다
반짝이는 별빛이
창문을 넘어와
머리맡에 읽다 만
시집 갈피에
숨어
자꾸 나를
읽으려 한다
나는
쉽게 해석되지 않는
문장이다
누군가
내 발바닥에
밑줄을 긋고
몇 개의
각주를 달아주지만
나는 아직도
나를 다 읽지
못한다
나는
물음표의
진행형이다
-이광복-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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