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관조하다

나를 관조하다

가을이
깊어갈수록

내 안에
소년의 울음이
짙다

온통 허물어져
내리는 것들
사이로

울음 삼키던
바위 같던
사내가

우수수
모래알로
부서지고

또 부서져

먼지가 된다,
먼지구름이
된다

흘러간다

흘러가는 것은
구름도 시간도
아닌

내 몸이다

밤늦은 시간
기도를 한다

어둠을 밟고

저 먼 우주의
은하계를 돌던 기도가
별이 된다

반짝이는 별빛이
창문을 넘어와

머리맡에 읽다 만
시집 갈피에
숨어

자꾸 나를
읽으려 한다

나는
쉽게 해석되지 않는
문장이다

누군가
내 발바닥에
밑줄을 긋고

몇 개의
각주를 달아주지만

나는 아직도
나를 다 읽지
못한다

나는
물음표의
진행형이다

-이광복-

좋은글 감사합니다
‪http://www.loaloachristiannetwork.com/‬
<Photo from app>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