元達里의 아버지
모든 소리들
죽은 듯
잠든
전남 곡성군
죽곡면 원달
1리*
九山의
하나인 桐裡山속
泰安寺의 중으로
서른다섯 나이에
열일곱 나이
처녀를 얻어
깊은 산골의
바람이나 구름
멧돼지나 노루 사슴
곰 따위
혹은
호랑이 이리 날짐승
들이랑 함께
오순도순
놀며 살아라고
칠남매를 낳으시고
난세를 느꼈는지
산 넘고 물 건너
마을 돌며
젊은이들 모아
야학하시느라
처자식을 돌보지
않고
여순사건 때는
죽을 고비 수십 번
넘기시더니
땅뙈기 세간
고스란히 놓아둔 채
처자식
주렁주렁 달고
새벽에 고향을 버리시던
아버지.
삼십 년을 떠돌다
고향 찾아드니
아버지
모습이며 음성
동리산에 가득 듯하나
눈 에
들어오는 것
폐허뿐이네
적막뿐이네.
-조태일-
* 원달 1리 :
이곳에 桐裡山이 있고
泰安寺가 있는데 필자가 태어난 곳임.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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