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自畵像) 37년
장미(薔薇)를
얻었다가
장미를 잃은 해
저기서
포성(砲聲)이
나고
여기서
방울이 돈다
힘도 아니요
절망(絶望)도
아닌 것이
나의 하늘을
흐리우던 날
나는
화폄을 치는
추근한 산호(珊瑚)였다
아침에 나간
청춘(靑春)이
저녁에
청춘을 잃고
돌아올 줄은
믿지 못한
일이었다
의사(醫師)는
칼슘을 권했고
동무는
술잔을 따랐다
드디어
우수(憂愁)를
노래하여
익사(溺死) 이전의
감정(感情)을 얻었다
초라한 붓을 들어
흰 조희에
니힐의 꽃을
담뿍 그렸다
-김광섭-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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