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 도시 사람들 끌어들이는 교회

농촌에 도시 사람들 끌어들이는 교회

쌍샘자연교회의 마을 만들기,
삶의 자리 찾으려 성도들 노력 통해 개화

 

기자명
김재광 승인 2017.03.29

10 동안 목회해 왔던 동네를 떠나야 했다쌍샘교회는 1992년부터 청주시 대표적 달동네 모충동(쌍샘)에서 공부방 사역을 하며 지역 어린이들을 섬겼다아이들과 지지고 볶고 하면서 정도 들고 보람도 쌓여 가던 즈음모충동 재개발 소문이 퍼졌다아파트를 짓겠다는 것이었다하지만  주민들은 새로 짓는 아파트에 들어갈 형편이  됐다동네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교회 형편도 마찬가지였다.

동네에 집들이 헐리고 아이들도 하나둘 마을을 떠났다교회도  자리를 잃었다건물 임대료를 돌려받았지만 청주시 안에는  돈으로  만한 데가 없었다. 20 남짓 되는 교인들과 둘러앉아 회의를 거듭했다이제 어디로  것인가쌍샘에 뼈를 묻겠다고 다짐했는데….교회가 필요한 곳에 가서 이웃과 더불어 살겠다고 마음먹었는데  길은 오리무중이었다.

대대적인 전환이 필요했다개척하는 심정으로 땅과 마을을 찾아다녔다그러다 청주시에서 차로 30 거리에 있는 농촌 마을을 만나게 됐다낭성면 호정리 전하울마을. 10가구 정도가 사는 작은 마을이었다갑자기 농촌으로 간다니반대하는 교인들도 있었다작은 교회가 시골에 들어가면 오히려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었다일리 있는 지적이었다.

도시는 이미 교회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애초에 달동네로 들어간 것도 교회가 필요한 곳이라 여겼기 때문이었다그곳에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과 행복한 시절을 보낸 것은 감사하고 뜻깊은 기억이었다그런데 이제 다시 도시에 개척을 하자니이미 교회 십자가가 넘치고 넘쳤다차라리 교회 없는 마을로 들어가서 새롭게 도전해 보는 것이 이제껏 교회가 지향해 왔던 가치를 지키는 길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15년을 지나 왔다교회 이름도 ‘쌍샘자연교회 바꿔지었다처음 농촌으로 들어갔을 때는 20 남짓 교우들이 청주시에서 주일마다 왔다 갔다 하는 형태로 예배를 드렸었는데지금은 100 명이 주일마다 모이고 교회가 있는 농촌 마을에 터를 닦은 교우들도   1/3 된다조만간 20 가정이  이주를  계획이다덕분에 10가구에 지나지 않았던 작은 시골 마을이 40~50가구를 내다보는 제법  마을로 변신하고 있다아이들도 늘어나서 젊은 층이 도드라지는 마을로 뒤바뀌고 있다.

지난 15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재개발 역풍으로 활기가 꺾인  보였던 교회농촌으로 들어가는 것은  퇴보요 내리막이라고 여겼던 주변의 시선 모든 우려와 걱정을 무릅쓰고 오히려 농촌 마을에 생기를 입히는 교회로 거듭났다쌍샘자연교회는 교회가 그동안 지향해   가지 가치를 손으로 꼽았다하나는 ‘삶의 자리에 대한 계속된 관심이고다른 하나는 ‘무엇이든 교우들과 함께 하려는 공감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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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샘자연교회는 도시에서 시골로 들어간 교회다목회멘토링사역원 김재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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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공터에서 아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마음대로 돌아다녔다목회멘토링사역원 김재광

숨어있던 삶의 자리를 열어젖히다

사실 농촌으로 들어가려고 했던 것에는삶의 자리에 대한 관심이 주요하게 깔려 있었다농촌에 터를 닦고 예배당을 세우니 주일  예배 후에 아이들이 교회  공터에서 자전거를 타고 아무렇게나 돌아다녔다 달에  번씩 1 2일로  교우들이 교회에 모여서 영성 훈련도 하고 하루 살이도 하고 식탁 교제도 하면서 주일 아침을 맞이했다삶을 되돌아볼  있는 여유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서  걸음 뒤로 물러서서 교우들과 영성을 다지고 삶을 나눌  있는 공간을 확보해 나가려고 애를 썼다.

교회 안에서 삶의 자리를 되돌아보는 노력은교회가 둥지를  전하울 마을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학교가 통폐합된 것은 오래된 일이었다마을은 아이들이 공부하고 뛰놀  있는 조건을 상실했다구멍가게는 물론마을 주민들이 어울려서 얘기 나누고 놀이도 즐길  있는 공간도 사라졌다사람들이 살아가는  있어서 필요한 것들을 잃은 마을은 오로지 농사만 짓는 마을로 고착됐다농부만 있는 마을에서 삶의 자리를 만들어 간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작은 사랑방을 하나 지었다무인으로 운영되는 찻집이다각자 알아서들 값을 낸다누구든 와서 차를 마시고 수다를 떨고 잠시 쉬었다 간다교우들이 직접 차를 만들었다산으로 들로 나가 채취한 재료들을 가지고 민들레꽃생강나무꽃돼지감자차 등을 만들었다공간도 예쁘고 아담하게 꾸며 놓아서 오는 이들이 모두 만족하면서 차를 즐기고 만남을 즐겼다무인으로 운영되지만 적자가  났다수익금은 마을 일에 쓰기로 했다사랑방운영위원회도 조성해 마을 주민들이 참여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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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한 사랑방을   지었다목회멘토링사역원 김재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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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가게로 운영되는 찻집에는 마을 주민도 교인들도 도시 사람들도 자유롭게 드나든다목회멘토링사역원 김재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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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갈하게 꾸민 사랑방에는 교인들이 정성스레 만든 다양한 차가 놓여 있었다목회멘토링사역원 김재광

사랑방을 시작으로 마을 아이들의 생활 교육과 성품 훈련을 하는 ‘민들레학교‘, 도시 아이들도 와서 농촌 체험을 하는 ‘자연학교‘, 지역 화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식료품이나 생필품을 파는 무인 가게 ‘착한살림‘ 등을 열었다찻집도 생기고학교도 생기고가게도 여니까 사람 사는 동네처럼 느껴졌다마을 주민들도  모든 일에 운영 위원회로 참여하니모두가 혜택을 받는 동시에 운영자가 되었다.

작년 가을에는 멋들어진 건물  채가 교회 옆으로 건축됐다 동에는 마을 아이들과 자연학교에 참여하는 도시 아이들의 생태 교육을 책임질 생태 도서관 ‘봄눈 들어섰고다른  동에는 도시 객들이 책과 함께 묵을  있는  스테이 게스트하우스와 지역에서 나는 제철 음식들로 마을 주민들과 도시 객들이 식사할  있는 식당이 들어섰다도시에 사는 누구나 전하울마을에 오면 마시면서 담소를 나누고 책과 함께 하루를 쉬고 아이들과 함께 자연 생활을 누릴  있다최근 들어 도시민들의 출입이 부쩍 늘어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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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가게 ‘착한살림에는 식료품과 생필품 등을 판매한다마을 주민들은 멀리  나가도 당장 필요한 물품을   있다목회멘토링사역원 김재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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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 생태 도서관 ‘  게스트하우스 ‘돌베개‘, 식당 ‘야곱의식탁 문을 열었다목회멘토링사역원 김재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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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겨울로 여는 자연 학교에는 도시 아이들이 참여해 농촌 체험도 하고 다양한  활동을 경험한다사진 제공 쌍샘자연교회

 명도 빠짐없이 참여하고 공감하도록

쌍샘자연교회에는  개의 위원회가 있다신앙영성위원회생태자연위원회문화사회위원회교우들은 모두 각각의 위원회에 소속돼 있다해마다 옮길 수도 있고 곳에 오래 머물러도 된다 위원회는 다시 세부 분과로 나뉜다생태자연위원회에 생태도서관운영위원회가 소속된 것이  가지 예다도서관운영위원회와 같은 세부 분과들에는 교우들뿐 아니라 지역 주민도 참여하고  영역의 회원들도 참여한다.

교회의 모든 사역은  위원회를 중심으로 운영된다교우들이 의논해서 결정하지 않으면 어떤 일도 착수하지 않고 무리하게 진행하지도 않는다작년 가을 개관한 생태도서관은 10 준비의 결실이었다사랑방을 처음 지을 때도 교우들이 나무를 구해 오고 벽돌을 나르면서 천천히 함께 힘을 모아 지었다교우들은 그래서 자신이 교회의  몫을 담당한다는 의식을 공유하고자기 역할을 위원회 안에서 모색한다.

쌍샘자연교회 백영기 목사는 이렇게 말한다. “교회는 신앙영성을 핵심에 놓고 거기에 집중하려고 합니다하지만 우선순위를 고집하지는 않습니다생태와 자연문화와 사회  교회가 관심 갖고 참여하는 다양한 영역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기억합니다교우들도  점에 공감하면서 자신이 속한 위원회에서 자유롭게 참여하고 자기 은사를 펼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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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우들은  개의 위원회에 참여해 활동하고 각자의 역할과 몫을 찾아 나선다사진 제공 쌍샘자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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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기 목사는 ‘교우들과 함께 삶의 자리를 만들어  여정  쌍샘자연교회의 발자취라고 말했다목회멘토링사역원 김재광

From: News Joy

Article 감사합니다
http://www.loaloachristiannetwo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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